곡 정보

창문에 부딪혀 블러
처리된 몇몇 사람들의 큰 목소리
가끔 한 번씩 스쳐 가는
요란한 오토바이 엔진 소음
은근하게 신경
거슬리게 만드는 컴퓨터 팬
작게 듣고 싶었던 음악
볼륨을 한 칸 더 키워
모니터엔 짙은 회색
바탕화면 위로 흰색 메모장
9포인트의 작고 검은 글씨
폰트 이름 Tahoma
미적지근한 키보드
난 게으른 완벽주의자
머릿속에 메아리 오랜 주문
쓰고 말 거야 아무거나
주 5일 촬영팀 조감독
토요일 권기훈 일요일 테스
이 어색한 밸런스에
나름 재밌게 적응하는 중
반복되는 노동과 창작 거북목
새우잠 가끔은 좃같지만
주말에 쉬고 나면
회복되는 내 워라벨 사이클
내 일상은 소확행
그래서 고통도 대부분 소박해
내 이기적인 회색 유전자에겐
아쉬우면서도 고맙네
약간 짙은 회색과
약간 옅은 회색의 얕은 대비
난 그 좁은 범위 안에서의
다양함을 보며 자라서 소박해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할아버지가 내게 적어준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메모들이 무의식에 가득해
그 가이드 따라 가까스로 이
세계에 발붙이고 있는 나를 보며
맥주 한 캔을
더 따고 있는 나를 보며
또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신이라면
그 신을 주관하는 신이 바로
나였다면 그 끝없는 인간적 고민은
오왕 오왕 오왕
결국 끝까지 들어가 보면
이게 아마 예술의
공통된 주제인 것 같아
그래서 양자와 보이저는 같은
과학이며 예술인 것 같아
오왕 오왕 오왕
난 음악가 음악가라고
하긴 좀 아닌 것 같고
딱 월세 낼 정도 기술자
또는 순진한 예술가
진짜 확실한 건 나는 나야 음악과
녹음이란 틀을 거치고 나면
조금 변형되겠지만
지금 듣고 있는 느낌
이게 거의 나야
너도 나로 살아본다면
느낄 걸 이 아바타의 영혼은
채로 걸러진 미세한 가루같아서
거의 바람 같아
흔히 말하는 가벼움과는
다른 내 본질적 가벼움
떠나가자 도망가자 날아가자
love we make love
안개 속에 외쳐 we live in hell yeh
love we make love
이해하진 못해도 오해는 하지 않을게
love we make love
이보다 더 큰 테두리가 있다면 그건 뭘까
love we make love
이게 전부가 아니라면 그건 너무 광막해
여전히 내 최애는 해물찜 술은 맥주
난 고민의 고민하고 고민해서
진짜 열심히 살고 있어 대충
약이라도 빨고 역사책 보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알 수 있을까
열심히 사는 이가 힘든 만큼
대충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내가 XY 그래프 중간 어디쯤
거의 멈춰
꿈틀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오해야 오해
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Z축을 따라서
내가 4D를 깨달아갈 때
니가 3D를 보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 아쉬운 일
지금은 엥 하고 모르지만
알고나면 아 하고 알게 될 것들
진짜 맨날 죽어나간
영혼들은 갈려있어
댓글을 달 수 없지 함부로
딱딱한 너도 갈리고 열리면 좋겠다
빻진 말고
나의 태양이 밤에도 빛날 수 있다면
난 색채에 물들어 잠들고 싶어
라는 샤갈의 그림은 진짜로 아름답지
비정한 세상 피토하는 우리
love we make love
안개 속에 외쳐 we live in hell yeh
love we make love
이해하진 못해도 오해는 하지 않을게
love we make love
이보다 더 큰 테두리가 있다면 그건 뭘까
love we make love
이게 전부가 아니라면 그건 너무 광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