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Burn & Shiver
Azure 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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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4.5/ 19명
  • 발매일 : 2008.09.26
  • 발매사 :
  • 기획사 : 파스텔뮤직
순수한 영혼들이 만들어낸 슬픔의 찬가, 한국이 유독 사랑하는 여성 드림팝 듀오 애줘 레이(Azure Ray)의 어른들을 위한 자장가 [Burn and Shiver]

첫번째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 [Azure Ray]가 발매된 이후 2002년 1월, 그들은 웜이 아닌 새들 크릭에서 [November EP]를 발매한다. [November EP]가 공개되고 약 3개월 후인 2002년 4월 9일에 웜에서 발매된 [Burn and Shiver]는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좀 더 많은 세션 멤버들을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전작의 프로듀서인 크룩드 핑거즈의 에릭 바흐만(Eric Bachmann)은 역시 함께 간다. 전체적으로는 전작보다 더 잔잔하고 미니멀해졌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본 작의 성공을 통해 비로소 같은 해 발매된 모비의 [18] 앨범에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회색의 도시를 노래하는 [Favorite Cities]로 신비하게 시작한다. 풋풋한 오르골의 멜로디와 확대된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The New Year], 현악파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서늘한 포크 트랙 [Seven Days]가 이어진다.
전자기타의 담백한 생톤을 통해 자신들의 농밀한 고독을 전달하려는 듯한 [Home]은 앨범에서 가장 사랑 받았던 잔잔한 넘버 중 하나이다. "And So This is Why I'm Here" 이후에 변칙적으로 연주되는 아르페지오는 결국 듣는 이를 무너지게끔 만든다. 무거운 베이스로 시작하는 [How You Remember]의 첫 멜로디는 마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의 멜로디를 떠올리게 만든다. 피아노의 울림이 영적인 느낌마저 주는 [The Trees Keep Growing], 역시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끌었던 친숙한 포크 트랙 [A Thousand Years], 맑고 느리고, 무엇보다 슬픈 어쿠스틱 트랙 [While I'm Still Young] 등의 곡들이 전개된다. [While I'm Still Young]의 가슴 아픈 허밍은 많은 이들의 가슴 또한 아프게 만들었다.
신실한 멜로디와 앨범의 제목인 'Burn and Shiver'가 가사에 등장하는 [Your Weak Hands]는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현악기 트레몰로 부분이 이 감정을 더욱 붙들어 매어 애달프게 만든다. 역시 듣는 이를 가라앉히는 [We Exchanged Words], 그리고 지리멸렬 해져가는 사랑을 노래하는 [Raining In Athens]의 마지막 가사는 "'Since November, It's Been Raining" 이라는 간지나는 대목이 있는데 이들의 EP 제목, 그리고 단 한번의 리유니언 공연을 11월의 마지막 날로 잡았던 것, 그리고 이 가사로 미루어 볼 때 이들에게 11월은 무척 특별한 계절인 듯 보인다. 앨범은 미드 템포의 포크튠 [Rest Your Eyes]로 끝을 맺는다. 앨범에서 가장 싱그러운 부분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고 상대적으로 밝을 뿐, 크게 밝거나 볼륨이 높은 곡은 아니다. 애줘 레이의 앨범들은 항상 마지막 곡이 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 여태까지 모든 애줘 레이의 노래 중 가장 설레게 만드는 트랙 같다. "그냥 눈을 붙이고 쉬다 보면. 너는 다시 사랑에 빠져있을 거야" 하는 가사 뒤에 배치되는 "우~ 우우~" 하는 허밍은 꼭 옆에서 같이 해줘야 될 것만 같은 의무감에 빠지게끔 만든다. 앨범에 꾸준히 이어지는 곡들이 사람들을 질식하게 만들만한 곡들이었는데-이것이 결코 부정적인 뜻이 아니다- 이 마지막 곡을 통해 숨통을 트여 주는 것 같다. 담담하지만 기쁜 종류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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