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Hush
Asobi Sek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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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5/ 4명
  • 발매일 : 2009.02.17
  • 발매사 :
  • 기획사 : 파스텔뮤직
뉴욕 출신의 혼성 슈게이징/드림팝 밴드, 아소비 섹수(Asobi Seksu)가 주조해낸 일본적 감수성과 미국의 어레인지가 결합한 2009년도 네오-슈게이징 씬의 결정타. [Hush]

2006년 [Citrus] 발매 이후 약 3년 만에 공개된 세 번째 정규작이 바로 [Hush]이다. 밴드는 결국 오리지날 사운드 메이커인 유키 치쿠다테와 제임스 한나의 2인 체제로 다시 축소됐다. 레이블 또한 바꿨다. 이전에 소속됐던 프렌들리 파이어 보다는 조금 더 인지도가 높은 폴리바이닐(Polyvinyl)에다가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참고로 폴리바이닐은 아키텍쳐 인 헬싱키(Architecture in Helsinki), 아이다(Ida), 그리고 오브 몬트리얼(of Montreal) 등의 아티스트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앨범은 2008년 여름 내내 전작을 함께 작업했던 프로듀서 크리스 제인과 함께했다. 기존의 앨범들보다 노이즈가 줄면서 드림팝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늘었다. 더욱 말랑말랑 해지면서 멜로디의 트릭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본 앨범은 일본의 경우 EMI에서 발매되면서 메이저 배급망을 타게 됐다.
[Me & Mary]가 앨범의 첫 번째 싱글 커트곡이다. 앨범이 발매되기 이전에 이미 7인치로도 발매됐으며 뮤직비디오 또한 공개됐다. 싱글 커트한 노래 치고는 이상하게도 앨범 뒤에서 두 번째에 곡을 배치해 놓았다. 가사에 나오는 ’안보인다’ 라는 뜻의 일본어가 제임스에게는 ’Me and Mary’ 라고 들린 것이 노래의 타이틀로 정해진 유래라고 한다. 곡은 80년대의 프리텐더스(The Pretenders)라던가 4AD의 러쉬(Lush) 등의 걸 펑크 그룹들을 떠올리는 데에 무리가 없다.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같은 뉴욕 출신의 페인즈 오브 비잉 퓨어 엣 하트(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역시 연상되는 부분들도 있다. 첫 트랙 [Layers]부터 애청자들은 휠이 확 올것이다. 무슨 휠이냐면 “아, 앨범자켓마냥 좀 부드러워졌구나.” 하는 류의 짐작 같은거 말이다. 신시사이저와 박자를 맞추는 탬버린소리, 그리고 그 사이에 쟁글대는 기타 아르페지오와 하모니를 가진 보컬이 튀어나오면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가 일단 떠오른다. 천상의 인트로 트랙을 지나가면 다시 원래 하던 대로 돌아온다. [Me & Mary] 이후 두 번째로 7인치 싱글이 발매된 [Familiar Light]이 곧바로 전개된다. 4분의 3박자를 스네어 연타로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여전히 부유(浮遊)하는 여성보컬과 쟁글대는 기타가 스피커에서 울려 퍼진다. 이전 앨범의 히트곡 [Thursday]를 연상시키는 드럼 킥 인트로가 인상적인 [In the Sky]와 [Gliss]는 일본어와 영어를 교묘하게 끼워 넣은 가사의 편성이 절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콕토 트윈스와도 같은 상냥한 트랙 [Transparence]는 마지막 후렴구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따라 부르게끔 부추기기도 한다.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은 후반부에 가서 가끔씩 장렬하게 휘몰아치곤 한다. 물론 그 휘몰아치는 강도가 이전보다는 많이 순화됐는데 고음역대 보다는 저음역대에서 휘몰아쳐 주고, 디스토션 보다는 공간계의 활용도가 높은 이펙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처절하다는 느낌 보다는 말 그대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줄떄가 많다. [Meh No Mae] 역시 장렬한 후반부를 가지고 있다. 피치 시프트 류의 이펙터라던가 암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울어주는 기타와 변칙적인 박자가 인상적인 [Glacially], 그리고 제임스 한나의 목소리가 주가 되는 [I Can’t See] 역시 후반부의 아름다운 노이즈가 시야를 뿌옇게 만든다. 약간은 흐린 [Blind Little Rain]의 음악이 끝난 후 그대로 내비두면 아마도 1분 여 정도 있다가 떨리는 엠비언스 사운드가 잠시 흩뿌려 질 것이다. 아름다운 가성과 소리의 확대를 뼈대로 앨범은 일정한 기복을 가지고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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