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 Daisy
- 곽윤찬
- 앨범 평점 5/ 13명
- 발매일 : 2006.03.31
- 발매사 : SONY MUSIC
- 기획사 : Blueshrimp
즐거운 스윙, 곽윤찬의 두 번째 프로젝트 [Daisy]
2001년 '곽윤찬' 의 1집 [Sunny Days]가 나오던 당시 제대로 된 재즈 앨범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내 재즈 팬들은 발매 전부터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꼭 미국에서 그들과 녹음을 해야 재즈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연주자와 함께 한다는 것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카운트 베이시, 오스카 피터슨 등 거장들과 연주를 해온 실력파 드러머 제프 해밀튼과 피아니스트가 가장 선호하는 지성파 베이시스트 존 클레이튼이 안정적인 연주를 맡아 준 [Sunny Days]는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곽윤찬의 2집은 과연 어떤 연주자와 어떤 곡을 가지고 우리 곁을 다가올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3년 봄에 [Daisy]를 선보인 것이다.
온화한 품성을 바탕으로 멋진 워킹 베이스와 클래시컬한 보우닝 연주를 선보이면 1집에 이어 다시 한 번 '곽윤찬' 과 호흡을 맞추는 존 클레이튼은 여러모로 믿음을 주고 있다. 나머지 연주자들은 모두 새롭게 참여하는데 드럼은 제프 해밀튼 대신 레이 브라운, 에릭 리드, 로이 하그로브, 조슈아 레드맨과 함께 연주해온 탄력 있는 그렉 허친슨이 연주하고 있으며, 기타는 긴장감 있는 연주로 포스트 밥의 대표주자 래리 쿤즈가 연주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펫이 빠지고 알토 색소폰이 세 곡에 참여를 하고 있는 존 클레이튼의 동생이자 클레이튼-해밀튼 재즈 오케스트라의 리더인 제프 클레이튼이 색깔을 바꿔가며 낭랑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총 아홉 곡 중 여섯 곡을 자작곡으로 연주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 의욕적인 모습을 읽을 수 있다. 화성학의 마법사’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다재다능한 '곽윤찬' 은 2집 [Daisy]에서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와 하드밥, 그리고 포스트 밥 등 다양한 연주 스타일을 곡마다 담아내고 있다.
희망과 평화를 노래하는 휴머니스트 '곽윤찬' 은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음악의 모티브를 찾는데 첫 곡인 "Grill Gaucho" 은 녹음이 이루어진 LA의 그린우드 플레이스 스튜디오에서 가까운 아르헨티나 레스토랑 이름이다. 미 서부의 시원한 바람과 남미의 뜨거운 햇볕이 어우러진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다.
그렉 허치슨의 드럼은 누에보 탱고 스타일의 연주를 보여주지만 박자는 탱고의 기본인 2박자가 아닌 3박자로 연주되어서인지 왈츠의 우아함을 풍기고 있다. "Round Midnight" 는 재즈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연주해 보았을 곡으로 비밥 재즈의 거장 델로니어스 몽크의 천재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곡이다. 그런데 곽윤찬은 이곡에 짧지만 전혀 다른 도입부를 제시하면서 미디엄 템포의 보사노바로 소화를 하고 있어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1집에 실린 "Autumn Leaves" 처럼 그의 센스를 느낄 수 있는 연주이다. 이어지는 "Daisy" 는 2집의 앨범 타이틀곡으로 L.A. 재즈 퀄텟의 기타리스트 래리 쿤즈의 연주로 인해 반복되는 4마디의 메인 테마가 계속 새롭게 들린다. 그리고 곽윤찬의 스윙감 넘치는 오른손 플레이는 베니 그린이나 사일러스 체스트넛 같은 그루브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는데 재즈의 기본이 잘 닦여 있음을 보여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말하는 휴머니스트로 ‘희망과 평화’라는 데이지 꽃말이 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 은 흔히 연주되는 스탠더드는 아니지만 서정적인 멜로디를 피아노 트리오 연주로 차분하게 연주해 내고 있다. 발라드는 한음 한음을 살려 연주해야 하고 베이스와 드럼과도 긴밀히 협조(인터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에게는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곽윤찬' 은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적당한 탄력을 유지하면서 솔로를 마무리 짓는다. 고인이 된 레이 브라운의 어쿠스틱 베이스 프로젝트 ‘슈퍼 베이스’ 3인 중 한 명인 존 클레이튼의 솔로는 그렉 허치슨의 브러쉬 연주와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분위기를 바꿔놓는 ‘Green Tees’는 발음상으로는 그린티(녹차)와 비슷하지만 골프의 티를 의미하고 있다. 티에 올려 진 골프공이 녹색의 잔디를 지나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곡이다.
제프 클레이튼의 알토 색소폰 연주와 곽윤찬의 하드밥 라인, 그리고 보우닝으로 연주하는 존 클레이튼의 베이스 솔로는 미국적인 재즈를 너무나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베이스 솔로 후 바로 흐르는 알토 색소폰과 피아노의 유니즌 플레이는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으로 작곡과 편곡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버드 파웰, 빌 에반스, 듀크 조던, 케니 드류, 키스 자렛, 브레드 멜다우 등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 트리오를 탐닉해왔고 지금도 트리오 연주를 하고 있다. 완벽한 피아노 트리오일수록 세 악기의 협연은 한 악기로 연주 것처럼 일체를 이루는데 '곽윤찬' 은 "My Romance" 에서 이들처럼 하나된 연주를 보여주면서 리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안정된 리듬을 책임지고 있는 존 클레이튼과 그렉 허치슨의 내공은 역시 대단하다. "Waltz For Jane" 은 빌 에반스 트리오의 "Waltz For Debby "가 연상되는데 오랜 기간 아이를 갖지 못하다 2002년 어렵게 가진 아이를 유산하게 되면서 겪은 아픔을 담은 곡이다. ‘제인’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하늘나라로 간 아기의 이름으로 부모의 애틋한 사랑이 담겨있는 연주이다. 보통 3/4박자 왈츠 곡은 춤곡으로 알고 있지만 재즈에서 연주될 때는 매우 정갈하고 고급스럽게 들린다. 래리 쿤즈의 기타는 조카를 추모하는 삼촌 같은 섬세한 연주를 들려준다.
스피드 있게 이어지는 "Puppy Love' 는 2집에서 유일하게 색소폰과 기타가 모두 참여한 퀸텟 편성의 연주로 포스트 밥 스타일의 긴장감 넘치는 각 파트별 연주가 압권이다. 곽윤찬의 곡 제목들은 거의 사랑과 희망을 담고 있는데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음악으로 나오기 때문이라 본다. 마지막 곡인 ‘Grace’는 이런 2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얼굴도 보기 전에 세상을 떠난 아이를 추모하는 애잔함과 새로운 희망이 담겨 있는 곡이다. (후의 일이지만 곽윤찬은 2005년 결혼 10년 만에 아들 서원이를 얻고 그 기쁨으로 3집 앨범 [Noomas]를 발표하게 된다)
아직 경험이 미천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꾸준하게 앞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이 결국에는 승자가 되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년 간격으로 자신을 갈고 닦으며 그동안의 결실을 다소곳이 우리 앞에 내보이는 곽윤찬이야 말로 스마트하고 성실한 피아니스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사랑할 줄 알고 즐기면서 하는 진정한 재즈인이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광현 200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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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곽윤찬' 의 1집 [Sunny Days]가 나오던 당시 제대로 된 재즈 앨범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내 재즈 팬들은 발매 전부터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꼭 미국에서 그들과 녹음을 해야 재즈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연주자와 함께 한다는 것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카운트 베이시, 오스카 피터슨 등 거장들과 연주를 해온 실력파 드러머 제프 해밀튼과 피아니스트가 가장 선호하는 지성파 베이시스트 존 클레이튼이 안정적인 연주를 맡아 준 [Sunny Days]는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곽윤찬의 2집은 과연 어떤 연주자와 어떤 곡을 가지고 우리 곁을 다가올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3년 봄에 [Daisy]를 선보인 것이다.
온화한 품성을 바탕으로 멋진 워킹 베이스와 클래시컬한 보우닝 연주를 선보이면 1집에 이어 다시 한 번 '곽윤찬' 과 호흡을 맞추는 존 클레이튼은 여러모로 믿음을 주고 있다. 나머지 연주자들은 모두 새롭게 참여하는데 드럼은 제프 해밀튼 대신 레이 브라운, 에릭 리드, 로이 하그로브, 조슈아 레드맨과 함께 연주해온 탄력 있는 그렉 허친슨이 연주하고 있으며, 기타는 긴장감 있는 연주로 포스트 밥의 대표주자 래리 쿤즈가 연주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펫이 빠지고 알토 색소폰이 세 곡에 참여를 하고 있는 존 클레이튼의 동생이자 클레이튼-해밀튼 재즈 오케스트라의 리더인 제프 클레이튼이 색깔을 바꿔가며 낭랑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총 아홉 곡 중 여섯 곡을 자작곡으로 연주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 의욕적인 모습을 읽을 수 있다. 화성학의 마법사’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다재다능한 '곽윤찬' 은 2집 [Daisy]에서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와 하드밥, 그리고 포스트 밥 등 다양한 연주 스타일을 곡마다 담아내고 있다.
희망과 평화를 노래하는 휴머니스트 '곽윤찬' 은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음악의 모티브를 찾는데 첫 곡인 "Grill Gaucho" 은 녹음이 이루어진 LA의 그린우드 플레이스 스튜디오에서 가까운 아르헨티나 레스토랑 이름이다. 미 서부의 시원한 바람과 남미의 뜨거운 햇볕이 어우러진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다.
그렉 허치슨의 드럼은 누에보 탱고 스타일의 연주를 보여주지만 박자는 탱고의 기본인 2박자가 아닌 3박자로 연주되어서인지 왈츠의 우아함을 풍기고 있다. "Round Midnight" 는 재즈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연주해 보았을 곡으로 비밥 재즈의 거장 델로니어스 몽크의 천재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곡이다. 그런데 곽윤찬은 이곡에 짧지만 전혀 다른 도입부를 제시하면서 미디엄 템포의 보사노바로 소화를 하고 있어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1집에 실린 "Autumn Leaves" 처럼 그의 센스를 느낄 수 있는 연주이다. 이어지는 "Daisy" 는 2집의 앨범 타이틀곡으로 L.A. 재즈 퀄텟의 기타리스트 래리 쿤즈의 연주로 인해 반복되는 4마디의 메인 테마가 계속 새롭게 들린다. 그리고 곽윤찬의 스윙감 넘치는 오른손 플레이는 베니 그린이나 사일러스 체스트넛 같은 그루브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는데 재즈의 기본이 잘 닦여 있음을 보여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말하는 휴머니스트로 ‘희망과 평화’라는 데이지 꽃말이 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 은 흔히 연주되는 스탠더드는 아니지만 서정적인 멜로디를 피아노 트리오 연주로 차분하게 연주해 내고 있다. 발라드는 한음 한음을 살려 연주해야 하고 베이스와 드럼과도 긴밀히 협조(인터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에게는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곽윤찬' 은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적당한 탄력을 유지하면서 솔로를 마무리 짓는다. 고인이 된 레이 브라운의 어쿠스틱 베이스 프로젝트 ‘슈퍼 베이스’ 3인 중 한 명인 존 클레이튼의 솔로는 그렉 허치슨의 브러쉬 연주와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분위기를 바꿔놓는 ‘Green Tees’는 발음상으로는 그린티(녹차)와 비슷하지만 골프의 티를 의미하고 있다. 티에 올려 진 골프공이 녹색의 잔디를 지나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곡이다.
제프 클레이튼의 알토 색소폰 연주와 곽윤찬의 하드밥 라인, 그리고 보우닝으로 연주하는 존 클레이튼의 베이스 솔로는 미국적인 재즈를 너무나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베이스 솔로 후 바로 흐르는 알토 색소폰과 피아노의 유니즌 플레이는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으로 작곡과 편곡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버드 파웰, 빌 에반스, 듀크 조던, 케니 드류, 키스 자렛, 브레드 멜다우 등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 트리오를 탐닉해왔고 지금도 트리오 연주를 하고 있다. 완벽한 피아노 트리오일수록 세 악기의 협연은 한 악기로 연주 것처럼 일체를 이루는데 '곽윤찬' 은 "My Romance" 에서 이들처럼 하나된 연주를 보여주면서 리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안정된 리듬을 책임지고 있는 존 클레이튼과 그렉 허치슨의 내공은 역시 대단하다. "Waltz For Jane" 은 빌 에반스 트리오의 "Waltz For Debby "가 연상되는데 오랜 기간 아이를 갖지 못하다 2002년 어렵게 가진 아이를 유산하게 되면서 겪은 아픔을 담은 곡이다. ‘제인’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하늘나라로 간 아기의 이름으로 부모의 애틋한 사랑이 담겨있는 연주이다. 보통 3/4박자 왈츠 곡은 춤곡으로 알고 있지만 재즈에서 연주될 때는 매우 정갈하고 고급스럽게 들린다. 래리 쿤즈의 기타는 조카를 추모하는 삼촌 같은 섬세한 연주를 들려준다.
스피드 있게 이어지는 "Puppy Love' 는 2집에서 유일하게 색소폰과 기타가 모두 참여한 퀸텟 편성의 연주로 포스트 밥 스타일의 긴장감 넘치는 각 파트별 연주가 압권이다. 곽윤찬의 곡 제목들은 거의 사랑과 희망을 담고 있는데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음악으로 나오기 때문이라 본다. 마지막 곡인 ‘Grace’는 이런 2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얼굴도 보기 전에 세상을 떠난 아이를 추모하는 애잔함과 새로운 희망이 담겨 있는 곡이다. (후의 일이지만 곽윤찬은 2005년 결혼 10년 만에 아들 서원이를 얻고 그 기쁨으로 3집 앨범 [Noomas]를 발표하게 된다)
아직 경험이 미천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꾸준하게 앞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이 결국에는 승자가 되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년 간격으로 자신을 갈고 닦으며 그동안의 결실을 다소곳이 우리 앞에 내보이는 곽윤찬이야 말로 스마트하고 성실한 피아니스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사랑할 줄 알고 즐기면서 하는 진정한 재즈인이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광현 200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