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처음 운전을 배울 때 가장 많이 들은 당부와 조언은 언제나 차량 간의 ‘안전 거리’를 유지하라는 말이었다. ‘안전 거리’란 운전 시 벌어진 돌발적인 상황에서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얼마간의 거리. 즉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서로가 안전할 수 있다는 이 이야기가,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불쑥 내미는 손, 성큼 다가오는 누군가가 나를 불안하게 했고, 거리감의 시그널을 오해한 누군가 기별없이 아득하게 멀어질 때에는 내가 미워 가슴이 아팠다.
서 있는 어떤 자리가 전부가 아니라, 그가 필요로 하는 적당한 거리까지가 그 사람 자체라고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놀라게 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도무지 사생활이라고는 없는 강아지의 치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멀리 떨어져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고양이의 행동을 고양이 자체라고 인정하는 것처럼. 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서로의 안전을 지키는 작금의 사태처럼.
이 노래에서 내가 말하는 나와 사람들 사이의 ‘안전거리’가 당신이 필요로하는 ‘안전거리’와는 또 얼마나 다를지 모르겠지만, 저 멀리서 불어온 산들바람처럼 부디 지친 당신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바란다.


[Credits]

Composed by 이리, 소올, 깜
Lyrics written by 이리
Arranged by EasyFM (이리, 소올, 깜)
Produced by EasyFM (이리, 소올, 깜)

Vocal : 이리
Chorus : 이리
Guitar : 깜
Synths & Rhythm programing : 소올
Bass, Electric piano, Drum : 소올
Recording & Mixing : 천학주 at 머쉬룸레코딩
Mastering : 강승희 at 소닉코리아
Album artwork : 이주연


[Special Thanks]

Cheng (대만), Nando (인도네시아), Edgaras (리투아니아) ,Eva Lee (러시아), Gonzalo (스페인), Mattie (네덜란드), Michaela (스웨덴), Yasser (사우디아라비아)
Sujan Shakya (네팔), Kokoro (일본), Daniel (독일), Shanice (미국), Krissy (프랑스), Chafik (알제리)

지구촌 모두가 함께 해쳐 나가야할 과제가 주어진 시기인 만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이지에프엠의 부탁을 받고 기꺼이 목소리를 빌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지에프엠의 부탁을 친구에게, 또 친구의 친구에게 손을 뻗어가며 메신저 역할을 해 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하늘길이 막혀 가벼운 마음으로 오가던 한국을 찾기 어려워진 세계 각국의 인연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노래가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마스크 너머의 맑은 공기가 되기를, 또 당신에게 평온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