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차트까지 점령한 영화 블랙 팬서, 모든 역량을 담아낸 정승환

위클리 뮤직 뉴스

빌보드 차트까지 점령한 영화 블랙 팬서, 모든 역량을 담아낸 정승환

2018.02.27

국제적인 축제가 열렸던 주이기 때문일까요? 국내 음원차트는 이렇다 하게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빌보드 싱글차트 역시 Drake가 4주 1위를 이어가며 2주째 같은 Top5를 유지하고 있지요. 때문에 금주의 포커스는 주요 영화 OST가 한 데 모여있는 "앨범차트"에 맞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주의 차트 디테일, 본문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멜론 Top 100 차트 리뷰

4주 1위 달성한 iKON

*본문 괄호 중 "D"는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 "S"는 스트리밍 차트, 동반된 숫자는 순위를 나타냅니다.

iKON의 '사랑을 했다' (D: 2, S: 1) 가 무려 4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역시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참고로 2010년대 최장기 1위곡은 7주간 정상을 지킨 소유X정기고의 '썸 (Feat. 릴보이 Of 긱스)' (2014) 이, 다음으로는 아이유의 '너랑 나' (2011) 와 싸이의 '강남스타일' (2012),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2017) 가 모두 6주 1위로 그 다음을 잇고 있습니다.

1월 발매작인 청하의 'Roller Coaster' (D: 9, S: 8) 는 꾸준히 상승을 거듭하다 금주 드디어 Top10 안쪽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지난 주까지 꾸준히 Top10에 있던 볼빨간사춘기 '#첫사랑' (D: 17, S:11) 은 12위로 밀려난 모습이네요. 그래도 여전히 100위권 내에 5곡을 올리며 음원 강자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승환의 '비가 온다' (D: 5, S: 52) 와 양요섭의 '네가 없는 곳' (D: 4, S: 61) 이 각각 50위와 57위로 신규 진입했으며, 민경훈X희철의 '후유증' (D: 8, S: 41) 은 무려 61계단을 건너뛴 40위를 기록하며 신규진입 외에 가장 높은 순위상승을 기록했습니다. 모두 축하합니다!

"무한도전 토토가3 H.O.T. 특집"의 여파로 인해 현재 실시간 차트에서는 100위권 내에 H.O.T.의 노래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덕분에 차주 주간차트 집계 시에는 무리 없이 100위권 안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주 이들의 순위가 궁금하다면, 다음 주의 주간차트도 기대해주세요!

금주의 HOT!

정승환과 안테나의 모든 역량을 담아

그리고 봄

단언컨대 안테나뮤직은 정승환의 이번 작품에 회사 차원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음악적 자원과 역량을 쏟아 부었습니다. 의심스럽다면 지금 당장 앨범의 크레디트를 펼쳐 참여진을 확인해보세요. 작사와 작곡, 편곡은 물론 연주자 크레디트까지 이루 열거하기도 버거울 만큼 대단한 이름들이 줄줄이 올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도움을 얻었다고 100%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까요? 그것은 또 아닙니다. 개인의 능력치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조화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앨범의 대표 프로듀서가 유희열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대부분은 그와 친분이 있고, 그와 오랜 시간 교류를 가진 뮤지션들입니다. 프로듀서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어떤 역할에 어울릴지 이미 모두 파악이 끝난 상태라고 할까요.

'밤편지'의 작곡가와 작사가인 김제휘와 아이유는 그 조합을 그대로 가져가 시너지를 냈고, '바람 같은 노래를'에서는 루시드폴의 자연친화적인 성향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연주에는 재즈베이시스트 황호규가, 그리고 역시 재즈성향을 담뿍 갖고 있는 이진아가 연주와 편곡에 참여해 그들만의 터치를 가했지요. '제자리'에서는 같은 유재하키드인 권영찬과 노리플라이 권순관이 각각 편곡/작곡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기존 이들 음악에서 들을 수 있던 웰메이드 감성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세 곡만 예시로 들어봐도 수록곡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개성이 많이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조화"라는 측면에서 걱정되는 상황과는 달리, 정승환의 목소리는 이 모든 것을 관통하며 폭 넓은 소화력을 보여줍니다. 유희열이 말한 "연기의 폭이 넓은 발라드 가수"라는 꾸밈말은 정말 근거가 있는 수식이었던 것이죠. "귀한 목소리"라는 수식어 또한 증명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안테나도 안테나지만, 정승환 역시 정승환이었습니다.

정승환은 앨범 발매 후 이뤄진 라이브 방송에서 "내 이름은 걸고 나왔지만 내 이름만 말하기는 부끄럽다. 내 자랑이 아니라 정말 명반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결코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싱어는 한 명이지만, [그리고 봄]은 안테나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집약적으로 담아낸 앨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속사의 다른 아티스트들이 정승환에게 질투심을 느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죠.

이 상황을 조금 바꿔 말해보면, 정승환은 까다로운 프로듀서 유희열의 절대적인 푸시를 얻어낼 정도로 확신을 얻어낸 가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승환과 안테나의 모든 역량을 담아 빚어낸 앨범 - 조금 이르긴 하지만, 아마도 많은 리스너들의 2018년 올해의 앨범 리스트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빌보드 Hot 100 차트 리뷰

4주 1위 중인 Drake가 Top10에 한 곡을 더?

*본문 괄호 중 "D"는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 "S"는 스트리밍 차트, "R"은 라디오 차트를, 동반된 숫자는 순위를 나타냅니다.

'God's Plan' (D: 1, S: 1, R: 13) 으로 4주째 1위를 이어가는 Drake입니다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또 하나의 화제를 더했습니다. 바로 신예 래퍼 BlocBoy JB의 'Look Alive' (D: 6, S: 2, R: -) 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이 또한 6위에 올리며 Top10내 두 곡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금주 'God's Plan' 스트리밍 건은 7,550만을 기록했는데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막강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주 'God's Plan'의 공식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다음 주 차트부터는 관련 통계도 반영이 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이변이 없는 한 5주 1위도 거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떠오르는 신예 래퍼, BlocBoy JB의 'Look Alive'는 드레이크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Hot100차트 6위로 신규 데뷔 했습니다. "첫 데뷔로 Top10 진입"이라는 기록은 2017년 4월 Harry Styles가 'Sign of the Times'로 4위를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네요. 또한 Drake에게도 23번째 Top10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극장가를 점령한 영화 "블랙 팬서"의 앨범버전 수록곡, Kendrick Lamar와 SZA의 'All The Stars' (D: 28, S: 8, R: 48) 는 22계단을 치고 올라와 9위에 안착했는데요. 곡을 포함, Hot100 차트에 해당 앨범의 트랙이 무려 8곡이나 진입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습니다. ['Pray for Me' (11위), 'King's Dead' (38위), 'X' (49위), 'The Ways' (63위), 'Paramedic!' (67위), 'Big Shot' (71위), 'Black Panther' (91위)]

앨범 수록곡들이 무더기로 진입한 것을 보면 싱글단위보다도 앨범단위의 소비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당연히 빌보드 앨범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계속해서 앨범차트의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빌보드 200 앨범 차트 리뷰

영화음악이 점령한 앨범차트

*빌보드 200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다운로드 건수에 더해, 한 앨범에서 1500번 이상 유료 스트리밍 혹은 10곡 이상이 다운로드 될 경우 각각 1건(Unit)으로 집계돼 차트에 반영됩니다.

금주 앨범차트의 흥미로운 점은 Top 10 내에 무려 3장의 영화 관련 앨범이 안착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블랙 팬서 더 앨범" (1위), 영화 "위대한 쇼맨" OST (3위),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해방" OST (5위) 가 그들이지요.

지난주 예고했듯, 정상을 차지한 것은 영화 "블랙 팬서 더 앨범"이었습니다. "위대한 쇼맨"의 OST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차트 1위에 오른 영화음악 앨범인데요. 실물앨범 5만 2천 장을 포함하여 15만 4천 건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예상 외로 영화의 흥행과 차트 1위라는 이슈와는 다르게 그리 큰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네요.

알려져 있듯 "블랙팬서 더 앨범"은 일반적인 영화 OST (Original Sound Track) 라기보다는 Kendrick Lamar의 진두지휘 하에 만들어진 "영화를 콘셉트로 한 정규앨범"에 더욱 가깝습니다. 비슷한 케이스로는 "헝거 게임 : 판엠의 불꽃" (2012) , 그리고 "맨 인 블랙 더 앨범" (1997) 이 있지요. 음악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는 매거진의 다른 코너인 "힙합엘이", 그리고 "금주의 신보" 위클리초이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해방" OST는 3만 6천 장의 실물앨범을 포함, 총 5만 8천 건 유닛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요. 덕분에 그레이 시리즈 3부작이 모두 앨범차트 Top5에 드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2015년의 1편은 2위를, 2017년의 2편은 1위를 기록했었죠. 이번 앨범은 어떤 음악을 담아내고 있을지 계속해서 금주의 Hot에서 만나보겠습니다.

금주의 HOT!

OST 내려고 만드는 영화. 이번에도?

Fifty Shades Freed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항상 음악으로 유명했습니다. 욕하면서 보는 (그러면서 끝까지 다 챙겨보는) 영화보다도 절대적인 호평을 받는 음악들이 많았기에 "본격 OST 내려고 만드는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시리즈의 방점을 찍는 본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참여진 리스트만 봐도 음악이 궁금해지는 판에, 팀 버튼의 영화들을 비롯한 수많은 영화 OST를 만든 영화음악의 거장 Danny Elfman이 참여하며 그야말로 "믿고 듣는" 또 하나의 앨범이 탄생할 수 있었지요.

전체적으로는 멜로딕한 EDM사운드가 앨범을 채우고 있습니다. 업템포의 발랄함과 설렘을 담은 'Capital Letters', 작년 ZAYN에 이어 One Direction의 Liam이 참여해 눈길을 끄는 웅장한 러브송 'For You', 영화와 딱 맞는 끈적한 사랑의 모습을 담은 'Sacrifice'와 'Love Me Like You Do' 등 모든 트랙들이 후킹한 후렴을 갖고 있으며, 개별 싱글로서의 완성도도 상당하지요. 소위 말해 "버릴 곡이 없는" 앨범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음악을 들으면 스크린이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죠.

시리즈의 대망을 장식하는 3편이지만, 늘 그렇듯 역시 영화적으로는 좋은 평을 추수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OST하나만큼은 제대로 챙겼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욕하면서 챙겨본다지만, 음악만큼은 환호하며 끝까지 믿고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