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한 변화, 진화, 파괴의 아이콘 Kasabian

비하인드 컷

영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한 변화, 진화, 파괴의 아이콘 Kasabian

2017.05.10
Artist

변화, 진화, 파괴의 아이콘 'Kasabian'

2000년대 초반, UK 록이 한창 성행했을 무렵 충격적인 데뷔를 한 Kasabian은 이후 씬의 부진에도 동요하지 않은 채 굳건히 10년 이상의 커리어를 유지해왔다. 언더그라운드와 메인스트림 양면을 동시에 관통하는 이들은 진화를 거듭하며 어느덧 영국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만 명 단위의 공연장을 매진시키고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활약해 온 Kasabian은 2004년 데뷔 이후 정규 앨범 5장 중 4타이틀을 UK 차트 1위에 올려냈고, 수많은 음악상 또한 휩쓸며 몬스터 록 밴드로 군림했다.

이들은 매 작품마다 기타 록과 힙합, 일렉트로닉, 그리고 사이키델릭을 융합시킨 독자적인 사운드를 만들며, 그들만의 세계관으로 매번 팬들을 매료시켰다. Oasis의 뻔뻔함, The Stone Roses의 그루브, 그리고 Primal Scream의 혁신성까지 겸비한 Kasabian은 새로운 UK 록의 자존심으로 그 명맥을 이어나갔다.

더욱 면밀히 설명해보자면 Oasis의 강력한 트윈 보컬의 멜로디, Radiohead의 실험적인 사운드, Primal Scream의 디지털 록, (New Order의 댄스 비트, 그리고 The Stone Roses의 중독적인 애시드 록을 고스란히 수혈 받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한 조합인 듯도 보이지만 이것들이 모조리 한데 뭉쳐있는 형태의 밴드는 Kasabian이 유일무이하지 않나 싶다. 실제로 그 까다로운 Oasis의 갤러거 형제들도 이들을 "진짜 밴드"라 칭하면서 전폭 지지해주기도 했다.

밴드명은 광기의 연쇄살인마 Charles Manson을 주축으로 한 "패밀리"의 일원 Linda Kasabian의 이름에서 차용했다. 밴드의 브레인인 기타리스트 Sergio Pizzorno와 보컬 Tom Meighan은 11세 무렵 처음 만났고, 실제 녹음을 할 당시에는 영국 레스터 교외에 위치한 한 농장 오두막에서 지내며 작업했다고 한다. Sergio Pizzorno는 자신들의 음악을 두고 DJ Shadow의 걸작 [Endtroducing...]과 The Beatles의 [Revolver]를 더한 것과 같다 묘사했다. 밴드의 초기작의 경우 전자음악적 특성이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Sergio는 전자음악을 특별히 의식한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소리와 주파수를 자연스럽게 매치 시켰을 뿐이라고 언급한다.

Album

Kasabian [For Crying Out Loud (Deluxe)]

For Crying Out Loud (Deluxe)

Kasabian은 2014년 작 [48:13] 이후 약 3년만의 새 앨범 [For Crying Out Loud]를 공개했다. 밴드의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2017년도에 새 앨범을 발매할 것이라 공지했고, 올해 3월 16일 런던에서는 앨범의 완성을 기념해 밴드 멤버 및 관계자들이 프리미어 음감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래된 로큰롤 팬이라면 앨범의 타이틀을 듣고 Meat Loaf의 걸작 [Bat Out of Hell]의 수록곡 'For Crying Out Loud'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겠다. 참고로 'For Crying Out Loud'는 "맙소사", "기가 막혀" 등 주로 짜증/화남을 강조하는 감탄사로 사용되는 숙어다.

곡리스트 27

Q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Sergio Pizzorno는 이번 앨범을 "Guitar-Heavy, Feel-Good"이라 축약하고 있다. 그는 심연에 빠진 기타 음악을 구출하는 것에 관한 앨범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ESG나 Talking Heads를 들으면서 다시금 기타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항상 전작을 거스르는 새 앨범을 내는 Kasabian 답게, 실험적인 신시사이저가 두드러졌던 [48:13] 이후 Sergio는 스튜디오 구석에 놓여있는 자신의 Rickenbacker 기타를 바라보며 "이것이 내가 할 일이군." 이라고 생각하며,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최고의 나날을 보냈다던 Sergio Pizzorno와는 달리 보컬 Tom Meighan은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 받았다. 2016년 친구의 죽음을 겪었고, 교제마저 파국을 겪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Sergio Pizzorno는 이 '필 굿 뮤직'을 Tom Meighan을 위해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Sergio의 새로운 데모를 들은 Tom Meighan은 새 앨범이 [48:13]과는 그 어떤 것도 닮지 않은 앨범임을 알게 된다.

Aitor Throup이 담당한 앨범 커버에 있는 인물은 밴드의 투어 로디인 Rick Graham이다. 밴드의 투어 스텝을 앨범 커버 정면에 활용한 사례로는 이것이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 바이닐 LP 발매 방식에 있어서도 그간 두 장짜리 10인치 형태를 고수해왔지만 이번의 경우 최초로 일반 레코드들처럼 12인치 사이즈로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Kasabian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Parental Advisory" 딱지가 붙은 앨범이 됐다.

앨범의 첫 싱글 'You're In Love With a Psycho'가 미리 공개됐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마치 Green Day의 'Basket Case' 같은 구성을 담아냈는데, 가사에는 괴팍하고 비극적인 내용을 주로 다뤄온 작가 Charles Bukowski가 나오기도 한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매드 클라운이 Charles Bukowski의 시집 제목을 노래 제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최근 호주 라디오 방송국에 출연해 이 곡을 어쿠스틱 세션으로 공연했는데 거기에 힙합 그룹 Cypress Hill의 'Insane In The Brain'을 연결 지으며 꽤나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레스터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기념해 5월 중 양일간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라이브에서 Kasabian은 'Put Your Life On It'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라이브 당시에는 DMU 가스펠 합창단과 함께 이 곡을 공연했는 데, Tom Meighan은 이 곡을 두고 The Beatles의 'Let It Be' 만큼 좋다며 이 노래가 당신을 울게 만들 것이라 말했다. 참고로 수입 딜럭스반에는 2016년 5월에 열린 레스터시티 우승 기념 공연 실황 음반이 보너스로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Kasabian에게 있어서 이례적으로 부드럽고 풍부한 앨범이 됐다. 하지만 이런 성격은 타협이라기 보다는 이들의 전례를 떠올려보면 오히려 급진적인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 수많은 장르들을 엮어냈지만 의외로 그 중심에는 섬세한 팝이 위치했음을 본격적으로 공표하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방향을 선점하고, 상황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세는 여러모로 귀감이 될 것이다.

이들이 근원적으로 록 밴드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음반인 [For Crying Out Loud]. Kasabian의 묘미는 변화, 진화, 그리고 파괴였기에, 이번 앨범이 청취자들의 기대를 보기 좋게 배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역시 한편으로는 변화이며 파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공연장에서 함께 불려질 노래들로 가득하며, 이들이 영국 국기를 짊어지고 진군하는 브리티시 록의 정통 후계자임을 한번 더 입증하는 작품이 됐다. 어깨에 힘을 뺐지만, 무엇보다 당당한 풍채가 엿보인다. 기타 록이 팔리지 않는 시대임에도 Kasabian이 계속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본 작은 새삼 일깨워 준다.

Official MV

Kasabian 'You're In Love With A Psycho'

Video

[Live] Kasabian 'Comeback 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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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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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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