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보다는 주먹이지' Chris Brown vs. Soulja Boy [힙합엘이]

장르 인사이드

'랩보다는 주먹이지' Chris Brown vs. Soulja Boy [힙합엘이]

2017.02.01
랩보다는 주먹이지

Chris Brown vs. Soulja Boy

< 한 때 가장 뜨거웠던 디스전, Jay-Z vs. Nas >

힙합 신에서 비프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간 수많은 래퍼가 꾸준하게 의견대립을 이뤘고, 몇몇은 감정싸움을 넘어 치열한 갈등 관계를 빚기도 했다. 물론, 단순한 대립은 아니었다. 그들만의 방식과 수단이 있었다. 핵심은 디스곡의 발표였다. "Takeover"와 "Ether", "No Vaseline", "Back to Back" 등 수많은 디스 트랙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지 않나. 자신의 곡을 통해 타인을 깎아내리고, 스스로를 격상하는 방식은 기본 공식임과 동시에 수십 년간 통용된 문법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추세가 다소 바뀌었다. "래퍼는 랩으로만 말해라"는 식의 논리는 SNS의 가속화와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발달로 구식의 표현법이 되어갔다. 이제는 래퍼들 역시 보다 오락적인 형식을 통해 그들만의 개성 있는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17년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군 Chris Brown과 Soulja Boy의 디스전이다.

< 새해 첫 디스전의 주인공, Chris Brown과 Soulja Boy >

힙합 신의 대표적인 트러블메이커인 둘은 이번에도 각종 논란을 만들어냈다. 새해부터 둘의 SNS가 뜨거웠다. 사건은 Chris Brown의 전 애인인 Karrueche Tran의 사진 하나에서 시작됐다. Karrueche Tran에게 관심이 있었던 둘은 좋아요와 댓글을 통해 그녀에게 관심을 표했고, 서로 그 모습을 아니꼽게 여겼다. 먼저 발끈한 쪽은 Soulja Boy였다.

그는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Chris Brown에 대한 폭로를 남기기에 이른다. "Chris Brown이 방금 나한테 전화해서는 나랑 싸우고 싶다고 했어. 왜냐하면, 내가 Karrueche Tran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고 말이야. 야 덤벼, 내가 죽여줄게. 코카인 좀 그만 킁킁대고."

< Soulja Boy의 코치 Mayweather Jr., Chris Brown 코치 Mike Tyson >

당연히 Chris Brown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나랑 3라운드 복싱을 하자. 30초면 너를 끝낼 수 있어. 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내용의 영상을 자신의 SNS에 포스팅한다. 해당 내용은 수많은 팔로워를 갖춘 그의 SNS를 통해 퍼져갔고, 그저 해프닝 정도로 생각했던 비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그리고 실제로 다가오는 3월, 라스베가스에서의 복싱 경기가 확정이 되고, 대전료까지 책정이 되면서 둘의 대결은 농담 그 이상의 단계가 되고 만다. 여기에 Soulja Boy를 돕기 위해 Mayweather가, Chris Brown의 파트너로 Mike Tyson이라는 거물 코치진이 편성이 해당 경기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로 커져만 갔다. 실제로 각 코치는 두 래퍼를 담당해 치밀한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 둘의 경기에 10만 달러를 배팅한 50 cent >

장외 대결 역시 뜨겁다. 둘의 대결에 흥미를 느낀 50 Cent가 해당 경기에서 Chris Brown이 승리한다는 조건에 약 10만 달러를 베팅했다고 밝히며, 판이 더욱 커졌다. 게다가 50 Cent는 디스전을 은근슬쩍 끝내려고 사과를 남기는 Soulja Boy에게 직접적인 비판을 남기는 등 이슈 몰이에 더욱 고삐를 당기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Soulja Boy가 디스곡인 'Hit Em With The Draco'를 통해 50 Cent와 Chris Brown을 겨냥한 날카로운 가사들을 쏟아내고, 코치로 참여한 Mike Tyson마저 Soulja Boy를 겨냥한 디스 트랙을 녹음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해당 복싱 경기는 둘의 싸움을 넘어 여러 인물이 얽힌 진흙탕 싸움으로 규모가 커지는 중이다.

< Lil Wayne에게 결투를 신청한 Kodak Black, Drake에게 대결을 신청한 Meek Mill >

여담으로 둘의 복싱 경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다른 래퍼들도 또 다른 대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Kodak Black은 Lil Wayne에게 결투를 신청하며 자신이 현존하는 최고의 래퍼임을 증명하겠다는 자극적인 멘트를 던졌고, 이미 한 차례 큰 디스전을 벌였던 Meek Mill이 Drake와 대결을 신청하는 등 해당 복싱 경기는 여러 외적인 이슈를 만들어 냈다.

게다가 Meek Mill은 헤어진 여자친구인 Nicki Minaj를 링걸로 세울 것이라고 말하며, 또 다른 노이즈마케팅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하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Chris Brown과 Soulja Boy가 SNS에서 만든 작은 다툼이 요즘 힙합 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대두한 것이다.

실제로 Chris Brown과 Soulja Boy의 싸움은 이제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해당 경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장소와 시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3월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두 아티스트가 대마초 흡연까지 중단하며 진지한 마인드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경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본 복싱 경기가 2017년 힙합 신에 어떻게 기록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오랜만에 발생한 자극적인 사건임은 분명하다. 과연 두 뮤지션의 말처럼 이번 싸움이 이번 세기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남을지, 가장 쓸데없는 해프닝 중 하나로 남을지, 다가오는 옥타곤 경기를 기대해보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