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가 추천하는 사람냄새 가득한 음악

별님의 선택

김진호가 추천하는 사람냄새 가득한 음악

2014.09.19

안녕하세요, 김진호 입니다.

이번 정규 2집 [사람들]은 곡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저의 1집에 자작곡 '가족사진'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하는 의미가 음악적 욕구,보여주고 싶은 마음 보다 그저 사람을 살리는 노래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과 2년 가까이 전국의 고등학교 대학교 병원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마주했고 우리 사는 이야기와 공통된 걱정들 불안들 생각들을 들어봤지요.

놀라웠던것은 생각보다 더 사람들의 꿈이나 걱정들이 다들 비슷하게 획일화 되있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는 획일화된 생각들에 갇힌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라지요. 일부러 SNS를 만들고 때늦은 복학생으로 대학생활을 하며 대학교 친구들과 치맥도 하고 평범한 우리의 젊음과 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을 통해 이 앨범의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실용음악학원이 많이 늘어났지요. 가수를 꿈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노래 역시 입시 경쟁이 되고 발성과 스킬위주로 본질적인 의미와는 다른 가르침만 늘어납니다.삶에 기대어 노래하는 진짜 목소리가 옅어지고 있지요 그래서 고 김광석 선배님 같은 옛날 가수들을 추억하는지도 모릅니다 노래에 답은 없지만 가장 좋은 노래는 기교가 화려하고 발성이 뛰어난 노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 사람의 인성,철학,삶의 깊이가 고스란히 담겨 노래만 잘하는 겉멋이 아닌 내면적 성찰이 함께해야 울림이 생긴다고 생각 합니다. 전 음악적이지 않아도, 서툴어도 야생적인 사람냄새가 가득한 음악을 좋아합니다. 사람이 들리는 노래로 찾아보았습니다.

김현식 2013년 10월

얼마전 고 김현식 선배님의 새 앨범이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울컥했지요. 미발표된 곡들과 병석에서 직접 연주하며 부른 노래들이 채워진 앨범이었습니다. 격동적인 시대에 세상이 규정지은 기준과 틀을 거부하고 자유를 외치던 한 가객의 외침은 나를 포함한 요즘 가수들은 잊고 지내는 메시지를 담고있습니다. 그 시대에 어떤 노래가 사랑받고 있는지가 그 시대 사람들의 정신을 조금은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음악적 배움도 중요하지만 이 노래처럼 기타소리가 엇나가고 목소리는 막혀 도중에 가래가 끼어도 그 모든 것들을 솔직히 드러내는 진실한 마음이 돈과 권력으로 알맹이 없어도 포장지만 화려한 요즘 시대에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내 머리 속의 가시

"난 겁에 질려 얼어붙은 어린아이일 뿐이야. 어딘가에 속하고 있다 믿고 싶을 뿐이야."
"난 외로움에 지쳐있는 허한 인간일 뿐이야. 내가 헛되지 않았다고 믿고 싶을 뿐이야"
동물원 시절부터 그리고 고 김광석 선배님의 동료. 이 앨범은 최근에 나왔습니다. 한동안 이 노래를 들으며 거리를 걸었지요. 얼마만에 뒤통수 한 대 맞은 듯 멍하게 노래를 들어보았는지요. 때로는 투박하고 솔직하며 담백한 가사지만 그 어떤 자극적인 단어보다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내 머리 속의 가시

"SUV와 주말이 있어. SNS에 친구도 있어. 결국 내가 이것 뿐인가 하는 의혹에 잠길 때도 있어. 아이들은 숙제를 하고 아내는 드라마를 보고 난 책장을 넘기며 내가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상상을 해. 난 아직도 외로워. 이러면 안 되는지 알지만 난 아직도 외로워"
일상 그대로를 노래하지만 일상 그대로라 더 외롭습니다. 자극적이고 큰 에피소드를 가사에 담아 대중들의 관심을 갈구하는 요즘 드러내지 않고 숨기려 하는 사람들 그대로의 현실이 더 큰 공감을 줍니다.

눈썹달

유명한 명반인 이소라 선배님의 6집 눈썹달에 속한 노래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쉽게 헤어집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 살이 더 느네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노래들처럼 이 노래 역시 이소라, 그 사람이 드러나지요. 미처 닿지 못한 생각과 정리 되지 못한 감정들을 유난스럽지 않게 정돈해주니 자꾸 기대고 싶고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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