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이어서 더 아름다운 음악, 브람스의 음악 세계

장르 인사이드

내향적이어서 더 아름다운 음악, 브람스의 음악 세계

2023.05.02
Special

내향적이어서 더 아름다운 음악, 브람스의 음악 세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여러분은 이런 문장을 들어 보셨나요? 이 문장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읽힌 유명 소설의 제목이자, 몇 년 전 방영되었던 어느 한국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브람스(Johannes Brahms)는 그의 이름을 딴 또 다른 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질 정도로 세계인에게 큰 사랑을 받는 존재이죠. 클래식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브람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또한 그가 남긴 수많은 명곡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올해 5월 7일브람스의 생일입니다. 그리고 그가 탄생한지 19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죠. 20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작곡가인 것이죠. 그래서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작곡가 브람스에 대한 이모저모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브람스의 매력에 빠져 보아요!

베토벤을 존경했던 젊은 작곡가

19세기 유럽의 음악가들에게 베토벤은 너무나 거대한 존재였습니다. 베토벤이 남긴 수많은 명곡과 인본주의적 사상은 후대 음악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고, 브람스 역시 이러한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곡가였죠.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브람스가 베토벤을 존경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베토벤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는 점이죠

이러한 브람스의 고민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작품이 바로 교향곡 1번입니다. 브람스는 20대 초반에 자신의 첫 번째 교향곡 작곡에 착수했지만, 완성까지는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바로 베토벤입니다. 베토벤 교향곡의 '아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브람스의 부담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친구에게 '거인이 내 뒤로 뚜벅뚜벅 쫓아오는 소리를 항상 들어야 한다고 상상해 보라'는 편지를 보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브람스는 훌륭하게 베토벤을 극복해 냈습니다. 베토벤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브람스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담아내 차별화되는 교향곡을 만들어 냈고 평단과 관객의 엄청난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죠.

'논쟁 유발자' 브람스

의도와는 다르게 브람스가 논쟁의 중심에 섰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바그너와의 충돌이었죠. 사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브람스와 바그너가 직접 싸웠다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는 브람스 지지파와 바그너 지지파 사이의 충돌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고전적인 형식을 유지하면서 18세기의 절대음악적 가치를 중시했던 브람스와, 새로운 미래의 음악을 표방했던 바그너는 서로 추구하는 음악이 다소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충돌이 발생한 것이죠. 특히 당대의 유명 비평가였던 한슬리크가 브람스를 극찬함과 동시에 바그너의 미학관을 비판하며 이러한 논쟁은 절정으로 치닫게 됩니다. 브람스 지지자들은 바그너를 비난하고, 반대로 바그너 지지자들은 브람스를 비난했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정작 브람스는 바그너를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지자들에 의해 의도치 않은 논쟁에 휘말리게 된 셈이죠. 물론 이 논쟁이 격화되며 브람스와 바그너는 서로에게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가 뛰어난 작곡가라는 사실은 인정했죠.

이성 속에 숨겨진 브람스의 감성

흔히들 브람스의 음악을 두고 진지하고 이성적이며 논리적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고전적인 형식미가 강조되는 한편, 풍부한 꽉 찬 화성감이 느껴지기도 하죠. 이처럼 논리적인 브람스의 음악을 두고 어떤 연주자들은 너무나 빈틈이 없고 밀도 높게 짜여 있어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과 비교해 연주할 때의 체력 소모가 크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람스의 음악이 오로지 이성과 논리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이성적인 것만 같은 음악 속을 들추어 보면 나오는 브람스만의 감성은, 작품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만약 브람스가 감성 없이 이성과 논리만을 추구하는 작곡가였다면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없었겠죠.

연관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