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ZA가 돌아오다,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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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A가 돌아오다, [SOS]

2022.12.12
Special

2006일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SZA [SOS]

수많은 음악 팬들이 오래도록 고대하던 SZA의 새 앨범, [SOS]가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Ctrl] 데뷔 앨범 이후 무려 5년 만에 발매된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죠. [SOS]는 총 23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서 뮤직비디오, 비주얼라이저와 함께 공개된 바 있는 'Shirt', 'Good Days', 'I Hate U'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Saddest Factory 레이블의 수장이자 인디씬의 독보적인 스타 Pheobe Bridgers와 함께한 'Ghost in the Machine', 래퍼 Travis Scott과 함께한 'Open Arms' 등, 화려한 라인업 또한 갖추고 있는 앨범인데요. 발매와 함께 팬들의 환호는 물론, 평단에서도 엄청난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발매된 SZA의 여러 작품이 그랬듯 이번 [SOS]의 앨범 커버 디자인 역시 인상적입니다.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야구 유니폼을 입은 SZA가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스프링보드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모양이죠. 이는 악명 높은 파파라치 사진을 모방한 것인데요. 파파라치 카메라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죽음 일주일 전에 찍힌 파파라치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은 것이며, 이에 대해 SZA는 '고립'을 느꼈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SOS]라는 제목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는 컷이자 그와 다소 상반된 여유로운 SZA의 모습이 앨범의 분위기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23곡의 적지 않은 트랙들은, SZA가 우리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SZA는 이번 앨범을 위해 100곡이 넘는 노래들을 녹음했다고 합니다. 'Shirt' 뮤직비디오 말미에 공개했던('Hit Different', 'Good Days' 뮤직비디오에서도 동일한 프로모션을 취해 팬들을 안달 나게 한 바 있습니다.) 'Blind'를 미국의 유명 코미디쇼 SNL에서 무대로 먼저 선보였는데요. 같은 쇼에서 펼친 'Shirt' 무대에서는 [SOS] 앨범명과 발매일 '12/9'를 무대로 연출함으로써 모든 기다림과 의문을 종결시켰죠. 특히 'Blind' 무대에서는 등대와 파도를 연출한 무대, 압도적인 라이브 실력을 인증하며 정말 '현실로 며칠 안 남은'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습니다.

SZA는 2022년 4월, Doja Cat과 함께한 'Kiss Me More'로 그래미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를 수상했을 당시, 이번 앨범에 대해 '가장 유니섹스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며 이미 하와이에서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8개월의 시간이 흘러야만 했죠. 2019년부터 타임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SZA는 2019년 5월 'Brace Urself'가 두 번째 앨범의 리드 싱글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하지만 이번 앨범 버전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Timbaland, Sia와 작업 중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DJ Khaled의 'Just Us' 피처링 아티스트로, Justin Timberlake와 'The Other Side'를 발매하며 간간히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SNS에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2020년 8월에는 SZA가 속한 회사 TDE(Top Dawg Entertainment)와 불화가 있었음을 알리며 미루어지는 앨범 발매에 대한 불만을 스스로 표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한 달 후, Ty Dolla $ign과 함께 한 'Hit Different'가 빌보드 핫100에서 29위로 데뷔했으며, 삼 개월 후에는 'Good Days'를 발매했고 이 곡은 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R&B 노래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는데요. 'Joni'라는 제목으로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했던 곡이 틱톡에서 인기를 끌며, 2021년 12월, 'I Hate U'라는 제목으로 곡을 정식 발매해 빌보드 핫100 7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무의미한 기다림은 아니었던 것이죠.

2022년 대망의 'Shirt'가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되었으며, 'PSA'라는 제목의 티저 영상이 SZA의 생일에 맞춰 업로드된 후, 마침내 지금의 [SOS]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첫 트랙인 'SOS'에서는 모스부호 신호음으로 시작해, Beyonce의 'Listen'의 유명 파트(And I cried, I cried / Said what's on my mind)를 샘플링해 선보였으며, 'Kill Bill'에서는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스토리를 반영한 가사를, 'Love Language'에서는 본인의 곡 'Hit Different' 일부를 가져오는 등, 앨범 곳곳에 이스터에그를 숨겨놓았습니다.

로우 파이 비트, 60년대의 서프록 음악, 빈티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그런지 음악, 그리고 발라드까지. 한 앨범 안에서 SZA가 해왔던 R&B 장르를 비롯해 새로운 모습들까지 발견할 수 있는데요. 본인의 신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Special'(Coldplay의 'The Scientist' 멜로디와 Radiohead의 'Creep' 가사를 변형한 후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과 'Conceited', SZA의 랩을 들을 수 있는 'Smoking on my Ex Pack', Wu-Tang Clan 멤버 Ol' Dirty Bastard의 생전 목소리가 담긴 'Forgiveless' 등. 쏟아지는 색다른 스타일의 트랙들에, SZA의 팬들은 행복감을 감추지 못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말이지 긴 기다림 끝에 만난 [SOS]. 기다린 시간만큼이나 뜯어보는 재미가 있는 앨범임은 분명한데요. SZA의 두 번째 이야기, 하단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청취해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SZA 유튜브 채널, Saturday Night Live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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