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과 에코브릿지의 '가끔 듣는 곡' (Diggin' On Air)

테마&픽

나얼과 에코브릿지의 '가끔 듣는 곡' (Diggin' On Air)

2022.08.12
나얼 & Ecobridge

Diggin' On Air 63화

'음악도 음식과 같아서, 가끔씩 아껴 듣는 곡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Diggin' On Air 63화의 두 DJ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63화 주제가 '가끔 듣는 곡'이었기 때문인데요. 에코브릿지는 과거에 너무 좋아했기에 지금은 많이 듣지 않게 된 곡 위주로, 나얼은 특별한 이유로 '가끔씩 아껴서' 들을 수밖에 없는 장르들을 공개했는데요. 예측 불허의 장르가 혼종된 '가끔 플레이리스트', 무슨 곡이 담겨있을까요? (*스포일러* 이번 63화에는 R&B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주제

가끔 듣는 곡

에코브릿지의 첫 곡은 The Carpenters의 'Rainy Days and Mondays'였습니다. The Carpenters는 Diggin' On Air에서도 수차례 소개할 만큼 에코브릿지가 좋아하는 미국의 남매 그룹으로, 동생인 Karen Carpenter의 꾸밈없는 목소리, Richard Carpenter의 작곡 실력이 합을 이루며 수많은 명곡을 남겼는데요. 1971년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오른 'Rainy Days and Mondays'도 그런 곡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에코브릿지는 '이 곡을 정말 좋아해 넘치게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따로 찾아 듣지 않게 됐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래도 에코브릿지는 우연히 이 곡을 만나면 여전히 반갑고 좋다고 하네요. 에코브릿지 대신 'Rainy Days and Mondays'를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보면 어떨까요?

나얼은 재즈를 정말 좋아하지만 한 가지 '증상'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재즈 곡을 오랜만에 들으면 '미치도록' 좋지만, 20분 이상 감상하면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것. 이에 대해 에코브릿지는 '나얼의 경우 너무 집중하며 감상해 피로감이 오는 것 같다''물론, 집중해서 들으면 더 재미있는 장르가 재즈이지만, (힘들다면) 작정하고 듣지 말고 그냥 틀어 두는 기분으로 들어봐라'라고 처방을 내렸습니다. 그런 나얼의 추천곡은 전설적인 재즈맨이자, 격정적인 하드밥의 대가 Art Blakey의 연주곡 'A Night In Tunisia'. 나얼이 특히 좋아해서 가끔씩 아껴 듣는다는, 하드밥의 세계로 떠나보세요.

에코브릿지의 다음 곡은 Lionel Richie의 'Stuck On You'였습니다. 20세기 R&B 신을 이끈 Lionel Richie는 Diggin' On Air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1983년 발매된 [Can’t Slow Down]에 실린 이 곡은 Richie가 R&B 보다 컨트리팝에 집중한 곡입니다. 에코브릿지는 ''Rainy Days and Mondays'와 마찬가지로, 정말 많이 들었기에 이제는 가끔씩만 듣는 곡'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는데요. 나얼은 [Can’t Slow Down] 앨범 전체가 훌륭하다고 하니 함께 들어도 좋겠네요!

나얼은 60년대 아이콘, Marianne Faithfull의 곡을 들려줬습니다. 1964년 발매된 히트곡 'As Tears Go By'였죠. Marianne Faithfull은 소위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불리는 60년대, 자국 영국 보다 미국에서 더 사랑받은 가수로, 당시 밴드 The Rolling Stones의 Mick Jagger와의 연인 관계로도 유명했는데요. 흥미롭게도 이 곡은 The Rolling Stones의 매니저가 작곡한 곡이기도 합니다. '곡과 뮤직비디오 전반에 풍기는 60년대 바이브가 정말 좋고, 오묘하다'고 소개한 나얼은, '하지만 그런 감성은 매일 맛보기 보다 가끔 맛봐야 더 크게 느낄 수 있어'가끔' 편에 선곡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코브릿지는 뮤지션들의 뮤지션, Prince가 팀 밴드인 The Revolution과 함께한 [Parade](1986)의 'Kiss'를 들려줬습니다. [Parade]는 미국에서만 천만 장 이상 Prince의 명반인데요. 하지만 에코브릿지는 Prince를 다른 회차에서 소개할 정도로 무척 좋아하면서도, 그의 곡을 주야장천 듣고 있기에는 (체력이) 달려 아껴서 듣고 있다고 암시했습니다. 추천곡 'Kiss'는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곡. Prince의 곡 중에서도 '재기 발랄하고 통통 튀는 곡'이라는 에코브릿지의 추천이었습니다.

이어지는 나얼의 선곡은 유해인의 '떠날 수밖에'. 유해인은 '2002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인정 받은 싱어송라이터로, 이 곡은 2016년 앨범 [Smile Again]에 실린 곡입니다. 나얼은 유해인을 잘 모르지만,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 곡을 듣고 디깅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무슨 유 씨인지 궁금하다는 후문입니다.) '멜로디가 흘러가는 감각이 무척 매력적'이며, '곡 자체가 정갈하면서도 엣지 있다'고 감탄하기도 했죠. '가끔' 플레이리스트에 선곡한 이유는, '평소 팝을 주로 듣기에 '가끔' 편에서 이 곡을 소개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코브릿지는 음악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아, 20대 초반 블루스 클럽에서 일하면서 음악을 배웠다고 해요. 그래서 당시 블루스 장르라면 정말 많이 들었다고 하죠. 기타리스트들의 잼을 보면서 황홀감까지 느꼈다고 추억했는데요. 하지만 그래서인지 블루스 장르는, 현재 다른 장르에 비해 가끔만 듣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가끔 듣지만 일가견 있는 그의 추천곡은 '블루스 음악의 대가' B.B. King의 1970년 앨범 [The Thrill Is Gone]의 'The Thrill Is Gone'. 블루스의 진한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나얼의 네 번째 곡은 스페인 가수이자 작곡가 Alejandro Sanz의 'Y, ¿Si fuera ella?'라는 곡입니다. 국내에는 SHINee (샤이니) 종현의 솔로곡 '혜야 (Y Si Fuera Ella)'의 원곡으로 크게 알려졌죠. 나얼은 라디오에서 이 곡을 처음 듣고 제목을 메모했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듯합니다. '사랑에 관한 스페인 곡들 특유의 낭만, 열정이 매력적'이라면서, '그런데 그 열정을 소화하지 못할 때가 있어 가끔씩만 듣고 있다'고 선곡 이유를 짚었습니다. 특히 멜로디 라인이 우리나라 정서와 잘 맞는다며 청취자들에게 추천했지요.

마지막 순서에는 모두 클래식이 흘렀습니다. 둘다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팝이나 대중가요를 주로 들어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가끔만 듣고 있어 선곡했다고 해요. 에코브릿지는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가져왔습니다. 클래식 라이징 스타들의 데뷔 음반 프로젝트 격으로 발매된 [2020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 3]에 실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3악장이었는데요. 임윤찬은 실력과 명성에 비해 아직 발매된 음반이 많이 없기에, 더 소중한 앨범과 음악이었습니다.

나얼의 추천곡은 드뷔시의 [판화] 1번 '탑(Pagodes)'이었습니다. 나얼이 평소 좋아하는 곡으로,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드뷔시의 곡은 몽롱하고 동양적인 느낌이 든다고 평을 더했습니다.

'매일매일 듣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곡은 아니다!' 이번 Diggin' On Air를 듣다 보면 결국 '가끔 듣는 곡'이란, 매일 듣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 관계를 이어가려는 마음이 반영된 애틋한 곡들처럼 느껴지네요. 마치 '가끔 보는 친구'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의 '가끔'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해지는 지금, 더 많은 이야기는 아래 Diggin' On Air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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