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기운이 완연한 지금, 6월을 앞두고 뜨거운 데이터를 공개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한 아티스트의 세 가지 데이터에 주목합니다. 365일 넘게 멜론차트에서 상주하고 있는 특별한 곡부터, 멜론 사상 최대 합산 스트리밍 수 기록까지 살펴봅니다. 맞습니다. 방탄소년단 얘기입니다.
'Smooth like butter'라는 첫 가사처럼, 멜론차트에 스무스하게 롱런 중인 방탄소년단의 'Butter'. 지난 5월 21일 발매 1주년을 맞이한 'Butter'가 누적 재생 시간 1,000만 시간을 돌파했습니다. (*2022년 5월 9일 기준, 이하 동일)
더 정확한 수치를 말하자면 'Butter'는 1주년이 되기도 전인 지난 9일, 2억 2,140만 회 스트리밍되어 누적 재생 시간 1,008만 6,000시간을 기록했는데요. (1시간 기준 단위)
1,008만 6,000시간은 얼마나 긴 시간일까요? 가늠하기 힘든 이 시간을 '버터'를 매개로 최선을 다해 감각해봅시다. 1,008만 6,000시간을 분으로 환산하면 605,160,000분, 초 단위로 바꾸면 35,178,000,000초입니다.
만약 이 시간 동안 버터 바른 식빵을 만든다고 한다면, 총 몇 개의 토스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하나의 빵을 굽는 데 30초가 걸린다고 가정하면, 'Butter'의 누적 재생 시간 1,008만 6,000시간은 총 11억 7천만 개의 토스트를 만들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이보다 더 막대한 양의 토스트가 만들어질 기록이겠습니다.
'Butter'의 기록은 현재진행형입니다. 2021년작인 'Butter'는 멜론에 등록된 방탄소년단의 총 369 곡 중 벌써 열 번째로 높은 스트리밍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멜론 일간 차트에는 'Dynamite'와 함께 1년 넘게 머무르며, 발매 후 모든 시간 100위 안에 진입하고 있죠. 5월에 찾아온, 이제 '한 살'이 된 'Butter'의 놀라운 데이터였습니다.
'Butter'의 누적 스트리밍 수가 2억 대를 기록 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대단한 기록으로, 통상적으로 '1억 스밍'만 되어도 대중에게 사랑받은 곡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의심된다면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히트곡을 멜론에 검색해 스트리밍 카드를 확인해보세요. 아마 억대 초반, 혹은 천만 대의 곡이 많을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입니다. 방탄소년단이 멜론에서 발매한 곡 중, '1억 스밍'이 넘는 곡은 모두 몇 곡일까요? 5월 집계 결과, 무려 35곡이 1억 스트리밍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방탄소년단의 곡 중 멜로너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며 가장 높은 스트리밍 수를 기록한 다섯 곡입니다.
흥미롭게도, '봄날'과, 'Dynamite' 등 대중적인 타이틀곡 외, 다수의 수록곡들도 1억 스밍을 넘기며 사랑받고 있었는데요. (35곡 중 21곡이 수록곡). 수록곡 중 가장 높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소우주 (Mikrokosmos)'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Butter'에 이어 방탄소년단의 곡들 중 열한 번째로 높은 스트리밍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소우주'는, 한 명 한 명의 작은 세계가 '역사'이고 '별'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곡입니다.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 한 사람에 하나의 별 /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70억 가지의 world'라는 가사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이 가사 속 '사람'이라는 단어를 '곡'으로 바꿔 불러도 좋겠습니다. '한 곡에 하나의 역사 / 한 곡에 하나의 별.' 2013년을 시작, 리스너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의 '별'이자 '세계'가 되는 곡을 차곡차곡 들려주던 방탄소년단. 그랬기에 만들 수 있는 35억의 데이터였습니다.
'1억 스밍' 곡만 35곡. 그렇다면, 총 멜론 누적 스트리밍 수는 얼마일까요? 멜론은 이미 지난 1월 이 숫자가 110.9억 회를 달성했다고 공개한 적 있는데요.(*2022년 1월 12일 기준)
한 계절을 지난 지금, 스트리밍 수는 총 113억 8,657만 6,000회를 넘어섰습니다. 현재까지 멜론에서 100억 스트리밍을 기록한 이는 방탄소년단이 유일합니다. (*2022년 5월 9일 기준) 물론 스트리밍 횟수가 절대로 아티스트와 음악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주목하고 싶은 점은 데이터에 담긴 아미와 방탄소년단의 '시간'입니다.
'113억'의 스트리밍 수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닌데요. 2017년, 1월 한 달간 방탄소년단의 멜론 스트리밍 수는 7,804만 6,401회로, 총 스트리밍 수는 지금의 1/10보다 적은 11억 대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월, 월간 스트리밍 수가 한 달 만에 두 배 넘게 상승해 총합 13억 8,824만 3,062회를 기록합니다. '봄날'을 타이틀곡으로 한 [YOU NEVER WALK ALONE](2017.2.13) 발매 덕이죠. 이후 2017년 9월, 'DNA'가 포함된 LOVE YOURSELF의 첫 앨범 [承 'Her'](2017.09.18) 발매로 총 스트리밍 수는 한번 더 급상승, 9월에는 20억 9,299만 5,858회에 달하며 20억 대의 문을 엽니다.
그 후는 아시다시피입니다. 그해 11월 'DNA'로 미국 첫 TV 데뷔 무대(2017 AMAs)를 마친 방탄소년단. 이후 멜론 누적 스트리밍 수는 30억 대(2018년 3월 진입), 40억 대(2018년 8월 진입), 50억 대(2019년 1월)를 순차적으로 갱신하며, 2022년 '113억'까지 오게되었습니다. 멜론에 기록된 '113억'의 기록은 단순한 성취가 아닌,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피, 땀, 눈물, 그리고 시간이 담긴 데이터였습니다.
부디 이 데이터들이 스트리밍 횟수가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건 한 곡 한 곡의 청취 경험과 그때의 감동이니까요. 2013년 6월 13일 'No More Dream'으로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 10일, 데뷔 후 9년의 시간이 함축된 앤솔러지 앨범 [Proof]로 돌아옵니다. 9년 동안 아미와 함께 멋진 서사를 써온 방탄소년단. 앞으로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요?
500만 멜로너와 함께 만드는 놀라운 데이터 이야기, 멜론 데이터랩! 다음에는 어떤 아티스트들의 어떤 데이터가 궁금하신가요? 댓글로 이번 매거진 감상평 & 앞으로 만나보고 싶은 궁금한 데이터를 남겨주세요! 그럼 여름의 시작, 6월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