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SOUND : AL
가재발
앱에서 듣기
  • 앨범 평점 0/ 0명
  • 발매일 : 2024.04.18
  • 발매사 : 워너뮤직/ADA
  • 기획사 : WeSA Studio
<SOUND : AL>은 가재발의 사운드 작품이다. 7분 가량의 트랙은 유로랙 모듈(eurorack modules), 맥스엠에스피(Max/MSP), 라이브(Live)를 이용해 창작됐으며, 동명의 전시 작품에 사용되기도 했다. <SOUND : AL>을 통해 가재발은 사운드에 내재된 무한한 가능성과 미지의 세계를 그려내며, 이미 우리에게 와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어떤 미래를 비언어적으로 전달한다. 전시 작품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AL’의 사운드를 듣고 ‘AL’과의 대화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관객마다 ‘AL’의 이야기가 다르게 들리고 ’AL’을 통해 감각하는 세계가 다르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아래는 장진택(독립기획자)이 전시 작품에 쓴 서문이다.

<감각 운용의 원리>

1. 신체라는 그릇으로 구성된 인간을 보면, 감각은 그 존재의 의미를 자기 규명하는 필수의 부문 중 하나이면서도, 개별적인 단수 주체의 정체성 그 자체임과 동시에 이를 형성하는데 관여하며, 나아가 상호 원격적으로 이질한 복수의 신체들과 그 내면의 구도를 조장하는 매개 차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주요 기관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 감각은 그 척도가 관장하는 다단한 층위들만큼이나 자신을 복합적으로 전개해 내는데, 이때 감각은 그것을 이루는 몇 가지의 세부 체계의 작동 중에 구축하는 인지 구조 각각을 표지하기도 하며, 물리적 외부 자극이 유발하는 전기 신호를 단일 의식의 변화나 의식 간 교감을 복합적으로 인도하는 일종의 포털로서 제 존립의 근거를 세운다. 이것은 응집된 에너지의 형태를 빌려 전해질 수도, 산파해 생동하는 기운의 형태로 어떤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출몰할 수도, 혹은 일정한 순차를 따라 각기 다른 운동성이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현현할 수도 있다. 물적 영역에서부터 심상에 이르기까지, 어느 경우에도 발산하는 전자기장에 반향하는 교환 수용체의 능력은 가히 불가산 적이다.

2. 가재발의 〈Sound: AL〉(2023)은 소리라는 매체가 일으킬 수 있는 다채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표상하는 구축물이다. 소리를 감지하는 청각과 빛과 망막의 반사 정보를 해석하는 시각의 척도를 가로지르는 오디오-비주얼(Audio-Visual)의 범주에 천착해 온 그는 본 작업에서 교차 감각의 진동을 최대한의 심도로 증폭한다. 소리 매체의 원초적 속성에 가까운 사인파(sine wave) 사운드와 무엇도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접합체로서 알(egg)의 형상을 차용한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작업을 “소리 조각(Sound Sculpture)”이라 명명하며, 시간과 공간의 스케일로 재편된 특정 순간으로의 귀결점을 미적 체험으로 승화한다. 비록 인공의 산물일지언정, 그것으로 기획된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다차원의 감각적 소통을 주재함으로써 의도된 상황을 이를 체험하는 이들로 하여금 탐지토록 한다. 작가와 관객은 유로랙 모듈러(Eurorack Modular), 맥스/엠에스피(Max/MSP), 라이브(Live)를 활용해 그가 창조한 특유의 사운드, 그에 더해 터치디자이너(TouchDesigner)의 프로그램으로 음향과 대응하여 지도화(mapping)된 빛을 지지체 삼아 창출하는 몰입의 환경에서 조우한다. 그와 같은 상연에서 가재발은 이미 도래했으나 여전히 도래하지 않은 (근)미래의 시공을 가상의 기계적 세포체인 “AL”과의 동기화로부터 각자의 형태로 발견 및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3. ‘사운드 경험(Sound Experiencing)’은 그렇게 음성에서 언어가 된다. 그것의 부피(volume)를 떠안으며 그물처럼 긴밀하게 엮인 감각들 사이를 잇는 새로운 세계가 비로소 발화(發火)한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업은 논리와 이성의 단층에 국한하지 않는, 직관의 지평을 향하려 한다. 이것은 조직된 환경으로서 본래 존재하는 감각을 운동시키는 감각적 규모를 조성하는 작업이자, 실재하는 현실의 대상으로서 인간이 일상의 감각을 운용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다다르게 될 경지 또는 상태 개념의 무엇과 유비한다. 이로써 가재발은〈Sound: AL〉, 말하자면 일편(a set)의 공감각적 생성형 상황을 연출함으로 다양한 구조의 관계를 현시할 수 있게 하는 예술 범주의 탄생을 예비한다. 원시적 형식의 파형이 직조하는 소리, 모든 것의 태초를 상징하는 생물학적 형상, 그리고 이들 청각과 시각의 구상 감각에 바탕하는 자율적 추상 인지차원에의 도달로부터 그 일련의 피상적 수행의 경험에 서린 의미와 가치를 상기한다. 의식적인 감각 구조의 자극으로부터 창발하는 시의적 메타 감각, 이 시스템을 기능케 하는 출범의 화학적 과정에서 감각은 마침내 동시적 갱신을 위시할수 있게 될 테다.


[Credit]
작곡 GAZAEBAL
편곡 GAZAEBAL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