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나의 늙은 애인아
이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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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 평점 3/ 29명
  • 발매일 : 2020.06.04
  • 발매사 : (주)뮤직앤뉴
  • 기획사 : 사람이 사는 마을
고단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언어를 전달하는 가수 이지상이 여섯 번째 음반 [나의 늙은 애인아]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어느새 오십의 반백을 넘어선 그가 5집 그리움과 연애하다>(2015) 이후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음악의 삶 30여 년 동안 그의 화두는 늘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열두번의 시베리아 기행을 통해 얻은 노래들 (보드카.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저 나무-시베리아 동토에 새겨진 이름들)은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충분하지만 슬프다.
평소 서삼독(書三讀 책은 세 번 읽어야 한다)을 여삼행(旅三行 여행은 세 번의 사고를 거쳐야 한다)*주 참고 으로 삼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두 정상의 만남을 감격적으로 써 내려간 김진경의 시는 “두근두근 그 노루”를 통해 노래로 다시 태어났고 분단 상황을 당사자 간 자주적 의지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로 쓴 “새의 날개는 대신 달아주지 않는다”는 의연하다
시 자체로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제페토의 시 “그 쇳물 쓰지마라”는 당진의 제철소 용광로에서 실족한 한 젊은이의 이야기이고 “흐린 눈빛으로는”은 그가 살아온 날들의 견결(堅決)함과 동시에 살아갈 날들의 다짐이기도 하다. 음반의 표제곡은 “나의 늙은 애인아 ? 최광임 시-”이다. 삶의 낙관을 잃지 않으면서도 역사와 시대에 둔감하지 않고 순하고 천천히 그리고 뜨겁게 늙어가자는 이번 음반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이지상은 이번 음반처럼 애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노래 운동 ‘나팔꽃’을 통해 한 줄의 싯귀를 선율로 보급해온 그는 이번에도 역시 최광림. 채광석 도종환. 박일환 김진경. 제페토 시인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이지상은 영원한 비주류를 자임하고 그 다짐을 음반 한복판에 새겨넣어왔다. 1998년부터 2015년 까지 그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 메시지 가득한 가요시장에 사회성이 담긴 노래(‘사이판에 가면’‘살아남은 자의 슬픔’‘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겨우 열다섯’등)를 발표 해 왔다. 가슴깊이 담을만한 시를 노래로 옮겨 고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시. ‘철길’-안도현 시)

그는 20대 당시 학생운동 시절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와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 그리고 사회노래패 ‘노래마을’, ‘민족음악인 협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1998년의 1집 [사람이 사는마을]과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3집 [위로하다. 위로받다] 4집, [기억과 상상] 5집 [그리움과 연애하다]를 통해 그는 낮게 배인 절절한 음성으로 이 아수라장 같은 사회를 노래해왔다.

줄곧 민중음악의 지평 속에서 집회의 분노보다는 생활의 다짐을 노래해왔던 이지상은, 이른바 ‘80년대의 인간형’들이 서서히 짐보따리를 싸들고 생활의 전선을 향해 떠나간 뒤 묵묵히 그 빈 자리를 치우는 ‘청소부’로 일컬어졌다.

노래에 담을 수 없었던 내용은 그의 노래 철학을 담은 에세이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2010)와 성찰적 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2014) 여행자를 에세이 北를(2019)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주
서삼독(書三讀)이라고 했지요. 책을 읽을 땐 텍스트(text)를 먼저 읽고 필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 자신을 읽어야 독서의 완성 이라는 겁니다. 기행(紀行)이란 말도 행자의 발걸음에 실마리를 잡는다는 뜻이니까 독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하는 곳에서 바람의 향기를 맡고 풍경을 담는 게 우선 이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와 삶의 방식, 그들의 꿈은 어떻게 이어져왔는가를 보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살았던 한 생의 발걸음을 되짚어 보는 것입니다. 이 먼 여행에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나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반성해 보는 것입니다.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 중에서-


만든 사람들

기획. 제작: 사람이 사는 마을
작곡. 편곡: 이지상
드럼: 송기정
기타: 조성우. 이지상
베이스 기타: 박우진. 이지상
건반: 정은주.
바이올린: 김진호
트럼펫: 최진현
첼로: 박혜림

그 외 악기들: 이지상
더불어 목소리: 아카시아. 김가영
레코딩 엔지니어: 이신철(UT)
마스터링 엔지니어: 이재수(Sonority Mastering)
사진: 임종진. 송정. 이정훈. 이지상
디자인: 최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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