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

2011.06.09 FLAC 앨범평점 4.8 평점 참여 2,222명

앨범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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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정규
장르
인디음악, 록/메탈
발매일
2011.06.09
발매사
MO records
기획사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2008년 10월, 붕가붕가레코드의 아홉번째 가내수공업 앨범이 탄생했고, 나름의 장인정신이 깃든 이 작품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아티스트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인디밴드라는 현판만 있을 뿐 오버그라운드로 초고속 입성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인디계의 서태지라는 찬사를 받으며 대중음악계에 신선한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구수한 멜로디와 대화하듯 내뱉는 장기하의 독특한 창법은 낯설지만 친숙하게 다가왔고, 창의적인 음악 트렌드에 대중은 열광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들의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멤버 구성의 변화를 통해 밴드로의 더욱 단단해진 면모를 내비친 작품이다. 전작에서 안무와 비주얼(?)을 담당하던 미미시스터즈가 빠진 아쉬움은 있으나 세션으로 함께 했던 건반 주자 이종민이 본 작부터 정식 멤버로 참여했고, 리더 장기하와 함께 2집 모든 수록곡의 편곡과 앨범 프로듀싱을 담당한 하세가와 요헤이가 합세해 더욱 굵직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재기 넘치는 키보드 연주로 시작되는 타이틀곡 “그렇고 그런 사이”는 빠른 비트감이 돋보이는 곡으로 자칫하면 방정맞게 들릴 수도 있는 밴드 사운드와 싱잉과 토킹의 경계를 오가는 장기하의 창법이 잘 버무려진 곡이다. 특히 인트로 “뭘 그렇게 놀래” 이어 ‘이제 한번 본격적으로 놀아볼까?’라는 시그널을 주는 앨범의 키워드와도 같은 중심 트랙. 여기에 노래와 함께 장기하가 직접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뮤직비디오도 손바닥을 이용한 참신한 연출로 장기하의 천재성 입증에 일조했다. “그렇고 그런 사이”와 함께 더블 타이틀로 내정된 “TV를 봤네”는 2집 수록곡 중 가장 장기하스러운 곡으로 잔잔한 멜로디와 하소연하듯이 툭툭 던지는 장기하의 독백이 묘한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며, 제 2의 “싸구려 커피” 탄생을 예고했다. 그 밖에도 리쌍의 정규 6집 [Hexagonal]에 실려 인기를 모았던 “우리 지금 만나”가 밴드 버전으로 수록됐으며, 장기하의 보컬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발라드풍의 “마냥 걷는다”도 인상적인 트랙 중 하나다. 음악적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 조정을 비롯, 녹음부터 편곡까지 전 작업에서 멤버들의 적극적 참여가 인상적이다. 이 같은 노력은 장기하 1인에게 기울었던 음악적 무게추를 ‘장기하와 얼굴들’로 전환시킨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한 단계 진화한 밴드의 변신은 소포모어 징크스를 예상했던 평론가들의 우려를 깨고 대중에게 다시 한번 유니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